한국의 가계와 기업 부채가 여전히 전체 경제 규모의 약 2.2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다소 더뎌졌습니다.
반면 기업부채는 금융지원 연장,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급증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최근 급격하게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는 와중에, 한국의 기준금리도 대폭 상승할 전망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 한국 가계와 기업의 대규모 부채가 경제 대폭락의 도화선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안정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2022년 1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신용(자금순환통계상 가계·기업 부채 합) 비율은 219.4%로 집계됐습니다.
사상 최고 기록이었던 2021년 말(219.5%)보다 0.1%포인트(p) 낮아졌습니다.
이는 GDP 대비 가계신용의 비율이 104.5%로 2021년 4분기 말(105.8%)에 이어 두 분기 연속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가계부채는 2022년 1분기 말 기준 1859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4% 여전히 많지만, 증가세가 둔화했습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168.9%)도 2021년 말보다 2.2%포인트 떨어졌습니다.
반대로, 기업대출은 2022년 1분기 말 1609조원으로, 1년 전보다 14.8% 늘었습니다.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 연장, 원자재 가격 상승, 설비·부동산 관련 투자 확대, 금융기관 기업대출 취급 확대 등의 영향입니다.
금융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실물·금융 지표들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금융불안지수(FSI)는 2022년 3월(8.9) <주의> 단계에 들어선 뒤 4월(10.4%)과 5월(13.0)에도 같은 단계에 머물고 있습니다.
FSI는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2020년 4월(24.5) <위험> 단계를 넘어섰다가 2021년 6월 0까지 내려왔지만, 이후 다시 오르는 추세입니다.
금융불균형 상황과 금융기관 복원력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금융취약성지수(FVI)는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한 분기 사이 54.8에서 52.6으로 떨어졌습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과 주요국 정책금리 인상 가속,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중국 등 신흥시장 불안은 금융 시스템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예상보다 빨라질 전망입니다.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미 5%를 넘은 상황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는 <금리 역전>이 발생하면 투자 자금 유출, 원화 가치 하락 등이 물가 상승을 더욱 부추길 수 있습니다.
이미 시장은 한국은행이 2022년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빅스텝>(0.5%포인트 인상)으로 잇달아 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1.75%)과 미국(1.50~1.75%)의 기준금리 격차는 기존 0.75~1.00%포인트에서 0.00~0.25%포인트로 크게 줄었습니다.
7월 미국이 <빅스텝>만 단행해도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0.25~0.50%포인트 높은 상태로 역전됩니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 수준이 미국보다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 자금이 순식간에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도 급격하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원화 가치가 줄어들면 원유 등을 수입할 때 더 많은 원화를 지불해야 하는 만큼, 수입 물가 상승이 국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 한국은행도 연말까지 나머지 네 차례(7·8·10·11월) 통화정책방향결정 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대폭 올릴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만약 0.25%포인트씩 네 차례 연속 인상이 이뤄지면, 연말 한국 기준금리 수준은 2.75%가 됩니다.
하지만 이 같은 금리 수준은 미국의 연말 예상 기준금리(3.4%)보다 크게 낮기 때문에 한국은행도 수 차례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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